[한주식 지산그룹회장] AI 시대의 진짜 병목은 반도체가 아니라 전기다
CBN뉴스 기자 / 2026년 0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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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주식 지산그룹회장
ⓒ CBN뉴스 - 경주
[지산그룹창업자, 명예 경영학 박사 한주식] 데이터센터를 준비하는 지산 입장에서 본 새로운 미래

요즘 인공지능 이야기가 넘쳐난다.
누구는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똑똑해질 것이라 말하고, 누구는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 말한다. 일론 머스크 같은 인물은 더 과감하게 말한다. 머지않아 AI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설 것이고, 로봇이 생산과 서비스의 상당 부분을 맡게 되며, 세상은 지금과 완전히 다른 구조로 재편될 것이라고 한다.

그 말이 전부 그대로 실현될지는 알 수 없다.
미래 예측은 늘 과장이 섞인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인공지능 시대가 올수록 세상의 중심 인프라는 달라진다. 과거 산업화 시대의 핵심이 도로, 항만, 철도, 공장이었다면 앞으로의 핵심은 데이터센터, 전력망, 변압기, 냉각 설비, 그리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다.

나는 지금 데이터센터 사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이 변화를 매우 현실적으로 보고 있다.
AI가 아무리 뛰어나도 전기가 없으면 작동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반도체가 있어도 데이터센터가 없으면 계산할 수 없다.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모아도 냉각이 안 되면 서버는 멈춘다. 결국 AI 시대의 승부는 소프트웨어만의 문제가 아니다. 땅, 전기, 물, 냉각, 송전, 변전, 보안, 운영 능력을 가진 쪽이 미래의 핵심 인프라를 쥐게 된다.

지금 사람들은 엔비디아 칩을 이야기한다. 물론 중요하다. 
GPU는 AI 시대의 엔진이다. 하지만 엔진만 있다고 자동차가 달리는 것은 아니다. 연료가 있어야 하고, 도로가 있어야 하며, 정비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AI에서 그 연료가 전기이고, 그 도로가 데이터센터이며, 그 정비 시스템이 냉각과 전력 인프라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다.
겉으로 보면 창고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완전히 다른 산업이다. 고압 전기를 안정적으로 받아야 하고, 변압과 배전 시스템이 정교해야 하며, 24시간 365일 서버를 식혀야 한다. 전력 장애가 나면 곧바로 서비스 장애로 이어지고, 냉각이 무너지면 수천억 원 규모의 장비가 위험해진다. 그래서 데이터센터는 부동산이면서도 전력 산업이고, 제조업이면서도 디지털 산업이며, 국가 안보와도 연결되는 전략 인프라다.

앞으로 AI가 더 보편화되면 데이터 사용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기업은 자체 AI를 돌리려 할 것이고, 병원은 의료 데이터를 분석할 것이며, 금융사는 실시간 리스크 계산을 할 것이다. 제조업은 공장 자동화를 위해 AI 서버를 필요로 하고, 자율주행, 로봇, 스마트시티, 국방, 교육, 콘텐츠 산업까지 모두 데이터센터 위에서 움직이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수요가 아니라 공급이다.
좋은 부지를 확보하기 어렵고, 충분한 전기를 끌어오기 어렵고, 주민 수용성을 얻기 어렵고, 냉각수와 환경 규제를 동시에 맞추기도 어렵다. 과거에는 데이터센터를 IT 기업의 시설 정도로 봤지만, 이제는 국가와 지역 경제를 움직이는 기반 시설로 봐야 한다.

특히 한국은 이 문제를 더 진지하게 봐야 한다.
우리는 반도체 강국이고, 통신망도 우수하며, 디지털 서비스 수준도 높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대규모 전력 확보, 지역 분산형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와 원전, 송전망 확충, 냉각 기술, 보안 인프라가 함께 가야 한다. 수도권에만 몰리는 구조로는 한계가 있다. 전력 여유가 있고, 부지가 있으며, 지역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곳으로 데이터센터 입지를 분산해야 한다.

데이터센터는 지역에도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단순히 건물 하나 짓는 사업이 아니다. 전력 공사, 통신망, 냉각 설비, 보안, 유지보수, 장비 운영, 인력 교육, 주변 산업 유치까지 이어진다. 지방 도시에 양질의 디지털 인프라가 들어오면 기업 유치의 조건도 달라진다. 과거 산업단지가 공장을 불러왔다면, 앞으로는 데이터센터가 AI 기업과 디지털 기업을 불러올 수 있다.

다만 데이터센터 사업은 말처럼 쉽지 않다.
전력 확보가 핵심이고, 인허가가 어렵고, 초기 투자비가 크다. 단순히 “AI가 뜨니 데이터센터를 짓자”는 식으로 접근하면 위험하다. 어느 지역에 얼마만큼의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 냉각 방식은 무엇이 적절한지, 고객은 누구인지, 클라우드 사업자와의 관계는 어떻게 만들 것인지, 보안과 운영 능력은 어떻게 갖출 것인지까지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나는 이 지점에서 기회를 본다.
AI 시대가 오면 모두가 데이터를 쓰게 된다. 데이터를 쓰려면 연산이 필요하고, 연산을 하려면 서버가 필요하며, 서버를 돌리려면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 결국 데이터센터는 미래 산업의 발전소와 같다. 과거의 발전소가 전기를 생산했다면, 앞으로의 데이터센터는 지능을 생산한다.

일론 머스크가 말한 미래가 전부 맞을 필요는 없다.
AI가 언제 인간을 넘어설지, 로봇이 언제 모든 일을 대신할지, 의료와 노동의 미래가 어떻게 바뀔지는 아직 논쟁의 영역이다. 그러나 논쟁의 여지가 거의 없는 사실이 하나 있다. AI가 커질수록 전기와 데이터센터 수요는 커진다는 점이다. 이 흐름은 이미 시작됐다.

그래서 나는 데이터센터를 단순한 투자 사업으로 보지 않는다.
이것은 미래 산업의 기반을 짓는 일이다. AI, 로봇, 자율주행, 바이오, 금융, 국방, 교육, 콘텐츠 산업이 모두 올라설 디지털 토지를 만드는 일이다. 누군가는 AI 서비스를 만들고, 누군가는 반도체를 만들고, 누군가는 로봇을 만들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움직이게 하는 기반은 결국 데이터센터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질문 하나로 정리된다.
“누가 더 안정적으로, 더 싸게, 더 깨끗하게, 더 많은 전력을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을 가진 기업과 지역이 AI 시대의 주도권을 잡을 것이다.
나는 지금 그 답을 준비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미래의 건물이 아니라 미래의 엔진이다. AI 시대를 말로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그 AI가 실제로 돌아갈 수 있는 땅과 전기와 냉각 인프라를 준비해야 한다.

미래는 예언으로 오는 것이 아니다.
미래는 인프라를 준비한 사람에게 먼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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